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날인 20일, 2021년 연방의회 폭동 사건과 관련하여, 유례없는 사면 조치를 단행했다. 이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범죄 수사를 무력화할 뿐만 아니라, 극우 단체의 부활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약 1,600명의 폭동 가담자들을 사면했고, 중범죄로 장기 복역 중인 14명의 수감자에 대해서는 감형을 명령했다.
이번 사면 조치는 폭동 가담자와 지지자들이 요구한 거의 모든 사항을 충족한 것으로, 일부 수감자들은 금전적 보상까지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은 파괴되었고, 우리 역사에서 유례없는 피해를 입었다"고 말하며 사면 이유를 밝혔다.
워싱턴 D.C. 구치소 앞은 폭동 가담자들의 석방을 축하하는 분위기로 가득했고, 소셜미디어에서도 환영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약 600명이 경찰 폭행, 공무집행 방해 등으로 기소되었으며, 그중 175명은 흉기 사용과 경찰 중상 혐의로 기소되었다. 대부분의 유죄 판결을 받은 이들은 이미 형기를 마쳤거나 징역형을 받지 않았다. 현재 약 250명이 수감 중이며, 석방이 진행 중이다.
FBI의 수사에도 제동이 걸렸다. 13명의 용의자와 도주자의 행방을 추적하던 수사는 중단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감형 대상인 14명에 대해 완전한 사면이 아닌 감형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은 극우 단체인 '프라우드 보이스'와 '오쓰 키퍼스'의 멤버들로, 폭력적인 행동으로 형을 선고받았다.
'오쓰 키퍼스'의 리더였던 스튜어트 로즈 전 수감자는 2023년 소요 및 음모죄로 18년형을 선고받았으나, 21일 새벽에 석방되었다.
로즈 전 수감자의 변호사인 제이미 리 브라이트 씨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사건 관계자들조차도 사면의 규모와 신속함에 놀라고 있다"고 전했다.
폭동 당시 워싱턴 D.C.에 출입이 금지되었던 존 타리오 전 수감자는 교외에서 동료들과 연락을 취하며 사건을 방관한 혐의로 22년형을 선고받았으나, 이번 사면으로 석방되었다.
워싱턴 구치소에서 석방된 레이첼 파월 전 수감자는 의회 의사당 창문을 부순 혐의로 4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녀는 아들의 생일에 맞춰 석방된 것을 기뻐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 이행에 감사를 표했다.
리더가 구속된 이후, '오쓰 키퍼스'는 활동을 중단했고, '프라우드 보이스'는 지역 시위에 집중했다. 하지만 이 단체 내에서 주류 회원과 백인우월주의 그룹 간의 갈등이 발생했다.
미국 비영리 단체 '반증오·극단주의 글로벌 프로젝트'의 웬디 비아 CEO는 이번 사면으로 석방된 극우 단체 회원들이 활동을 재개하고, 극우 단체들이 다시 주목받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워싱턴에서는 '프라우드 보이스' 회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는 행진을 벌였다.
비아 CEO는 이번 사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편이라면, 폭력은 변화를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폭동 가담자들의 사면과 석방은 미국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으며, 향후 극우 단체의 활동과 미국 정치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